왕의 등극 - 만왕의 왕 예수 그리스도(요 19:17-21)

예수님은 갈보리, 곧 '해골'이라는 의미를 가진 골고다 언덕 위에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 십자가를 ‘죽음의 끝’이라고 보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곳에서 ‘새 생명의 시작’을 이루셨습니다. 해골의 자리에서 죽음은 패배가 아니라 영생으로 들어가는 문이 되었고, 그 자리에서 예수님은 왕으로 등극하셨습니다.

십자가 위에 붙은 명패에는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이는 히브리어, 헬라어, 로마어—세 언어로 기록되었습니다. 이 세 언어는 당시의 세계를 대표하는 언어로, 하나님께서는 이 명패를 통해 예수님이 단지 유대인의 왕이 아니라 온 세상의 왕이심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이 명패는 단순한 표식이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드러내는 하나님의 선언이며, 십자가는 그분의 왕좌입니다. 인간은 이 명패를 조롱과 경멸의 의미로 붙였지만, 하나님은 그 명패를 통하여 구속의 진리를 세상에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로마 황제처럼 칼과 권력으로 통치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의 통치는 사랑과 희생, 낮아짐과 순종으로 이루어진 통치입니다. 십자가는 그 통치의 방식이요, 그분의 영광의 자리입니다.

빌라도가 말했던 “내가 쓸 것을 썼다”는 말은, 본래는 제사장들의 항의를 무시한 완고함이었지만,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는 지워질 수 없는 복음의 선언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단순히 죽임을 당하신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왕으로 등극하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께서 십자가 위에서 죽으신 자리는 단순히 고통과 수치의 끝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 역사가 절정에 이른 자리였습니다. 갈보리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해골의 언덕, 죽음의 자리입니다. 그러나 믿음의 눈으로 보면, 그 자리는 왕이 등극하신 자리요, 생명이 열리는 문입니다.

십자가 위 명패에 쓰인 “유대인의 왕”이라는 선언은 단순한 조롱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예수께서 누구신지를 드러내는 하나님의 선포였고, 온 민족과 언어와 세대를 향한 복음의 진리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왕은 부활하셔서 하늘에 오르시고, 모든 권세를 가지신 만왕의 왕이 되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왕 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지금 우리 각자의 삶을 향해 이렇게 물으신다는 것입니다.

“내가 너의 왕이냐?

너는 내 통치 아래 살아가고 있느냐?”

우리는 종종 예수님을 구주로는 고백하지만, 진정한 ‘왕’으로는 인정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여전히 내가 주도권을 쥐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인생을 끌고 가려고 하진 않습니까?

왕 되신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내 삶의 왕좌를 그분께 내어드리는 것입니다. 그분의 말씀 앞에 순종하고, 그분의 통치를 인정하고, 그분의 십자가 길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단지 구원의 출입문이 아니라, 매일 살아내야 할 삶의 방식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고백은 이것입니다.

“예수님, 나는 주님의 백성입니다. 주님은 나의 왕이십니다.

내 삶의 모든 영역이 주님의 통치를 받게 하소서.”

이 고백이 진심으로 드려질 때, 우리는 세상 가운데서 예수님의 명패와 같은 존재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내 삶의 일터와 가정과 공동체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 나의 왕”이라는 선언이 드러나는 것—그것이 바로 왕 되신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길입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었듯, 믿음의 삶도 단지 고통이나 희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것처럼, 십자가 뒤에는 반드시 부활이 있고, 왕의 통치를 따르는 삶 속에는 하나님의 나라와 영광이 드러납니다. 오늘도 그 왕 앞에 무릎 꿇고, 순종함으로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아멘.

적용 질문

예수는 나의 왕이신가?

내 인생의 중심에 예수님이 계시는가, 아니면 여전히 내가 왕 노릇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예수의 명패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가?

세상 속에서 나의 삶을 통해 예수님의 이름이 드러나고 있는가?

나는 그분의 통치를 어떻게 따르고 있는가?

예수님의 십자가 통치를 실제 삶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가?

소그룹 나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