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사랑 그리고 우리의 사랑 (요한복음 21:15-23)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종종 이런 말을 듣습니다. "내가 먼저 연락하는 거 이제 지쳤어", "내가 왜 늘 더 많이 사랑해야 하는 거야?” 세상의 사랑은 조건이 있고, 계산이 있으며, 먼저 사랑하기를 꺼려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사랑은 다릅니다. 주님을 세 번 부인했던 베드로에게 먼저 다가가시는 사랑, 바로 먼저 다가오시는 사랑입니다.

1. 헌신적인 사랑이 먼저였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누구를 위해서요? 자신을 부인하고 떠나버린 제자들, 그리고 바로 우리를 위해서입니다. 이 사랑은 거룩한 헌신의 사랑이었습니다. 아무 조건이 없고, 아무 계산이 없습니다. 요한복음 13:1이 말씀하는 것처럼 "끝까지 사랑하시는" 포기하지 않는 사랑입니다.

우리는 자주 말합니다. "주님, 제가 조금 더 준비되면...", "제가 좀 더 거룩해지면..." 하지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먼저 너를 사랑했다. 너의 준비와 상관없이, 너의 상태와 상관없이, 너의 실패와 상관없이 나는 너를 사랑한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복음은 준비된 자에게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자에게 먼저 찾아오는 주님의 결정입니다.

2. 우리의 사랑은 여전히 연약합니다.

예수님의 첫 번째 질문은 이렇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헬라어 성경을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아가파오"(조건 없는 헌신적 사랑)로 물으시지만, 베드로는 "필레오"(형제애, 우정의 사랑)로 대답합니다.

왜 베드로는 '아가파오'로 대답하지 못했을까요? 자신을 너무 잘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충성심이 얼마나 약한지,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조건적인지를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진심으로 고백합니다. "주님, 제가 주님을 전심으로 사랑한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주님을 사랑하긴 합니다." 이 고백이 바로 우리의 고백이 아닙니까?

"주님, 기도보다 걱정이 많고, 찬송보다 한숨이 많습니다. 말씀보다 내 감정이 앞서고, 예배보다 휴식이 좋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주님을 사랑하긴 합니다. 그 사랑이 크지는 않지만, 진심입니다."

3. 주님은 그 사랑마저 받으시고 사용하십니다.

놀라운 것은 세 번째 질문에서 예수님이 단어를 바꾸신다는 것입니다. "시몬아, 네가 나를 필레오 하느냐?" 이제는 예수님이 베드로의 단어로, 베드로의 사랑의 수준으로, 그의 눈높이로 내려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네가 지금은 이 정도밖에 나를 사랑하지 못해도 괜찮다. 나는 너의 진심을 안다. 완전한 사랑을 해야만 너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 연약한 사랑도, 나는 사용한다."

그리고 이런 베드로에게 사명을 주십니다. "내 양을 먹이라", "내 어린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이 사명은 "너의 사랑이 충분하니 이제 일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너의 사랑이 연약하지만, 그 사랑마저도 내가 받았으니 그 사랑으로 시작하자"는 복음입니다.

4. 주님을 ‘조금씩’ 더 사랑합시다.

신앙생활을 하며 이런 질문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나는 왜 여전히 주님을 충분히 사랑하지 못할까?", "나는 왜 다른 사람처럼 뜨겁게 주님을 향한 열심이 없을까?" 하지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괜찮다. 오늘의 사랑보다, 내일 네가 나를 조금 더 사랑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다음날, 또 조금 더 사랑하게 되기를 원한다. 믿음이란, 주님을 '조금씩' 더 사랑해가는 과정이다."

신앙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믿음은 자라나는 사랑입니다.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그 다음 날, 조금 더 주님을 사랑하게 되는 삶. 그것이 성도의 삶입니다.

5. 그 사랑은 결국 십자가의 길까지 인도하십니다.

이 질문이 있은 후,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그가 장차 순교하게 될 것을 말씀하십니다(요 21:18). 즉, 필레오 사랑밖에 드리지 못한 자도 주님을 조금씩 사랑하면, 주님은 그 자를 십자가의 길로 인도하신다는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던 베드로는, 그 필레오 사랑밖에 고백하지 못했던 베드로는, 나중에 로마에서 거꾸로 십자가에 못박혀 순교했습니다. 그의 마지막 고백은 아마도 이렇게 들렸을 것입니다. "주님, 이제야 제가 조금 더 주님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주님의 선행된 사랑 위에 선, 우리의 연약한 고백

요한일서 4장 19절은 명확히 선언합니다: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이것이 복음의 핵심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안에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먼저 들어온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랑은 어떻습니까? 베드로처럼 필레오 사랑, 곧 연약하고, 감정적이고, 일관되지 못한 사랑입니다. 우리의 기도는 하다 지칩니다. 예배는 습관처럼 흘러갑니다. 하지만 주님은 베드로의 연약한 사랑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 사랑으로도 충분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내 양을 먹이라", "나를 따르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이 순간, 주님이 우리에게 묻습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우리의 대답은 어쩌면 이럴 것입니다:

"주님, 저는 아직도 부족합니다. 저는 아직도 세상을 사랑하고, 제 감정에 지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 주님을 잊기도 합니다. 그래서 감히 '주님을 아가페로 사랑합니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주님, 저는 주님을 '필레오' 합니다. 작고 흔들리는 마음이지만, 진심으로 주님을 향한 마음은 있습니다."

그 대답에 주님은 오늘도 대답하십니다:

"그 사랑이면 된다. 나는 그 사랑으로, 그 사랑 위에 내가 너를 세우리라. 나를 따르라."

주님은 우리가 완벽한 사람이 되기를 기다리시는 분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드릴 수 있는 그 사랑, 그 고백, 그 결단을 원하십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의 사랑은 헌신적이지 못합니다. 연약합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그래도 주님을 좋아하고,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모레, 조금 더 주님을 사랑합시다. 그래서 그 사랑이 커지기 원합니다. 그래서 가정을 섬기고, 교회를 섬기고, 세상을 섬기는 우리가 되기를 원합니다.

완전한 사랑은 아닐지라도,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더 그 다음 날, 조금씩 주님을 더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 사랑으로 우리는 가정을 섬기고, 교회를 세우고, 세상 속에서 복음을 살아냅니다. 주님은 그 연약한 사랑조차 사용하셔서 우리를 십자가의 길, 부활의 영광, 하나님 나라의 길로 이끄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