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들어가는 말

주기도문은 우리가 가장 많이 기도하고 가장 먼저 외우는 기도문이지만, 그 정확한 의미를 아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 설교는 주기도문의 첫 구절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통해 하나님이 누구이시며 우리가 그분 앞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게 합니다.

'아버지': 존재론적 근원, 관계, 축복하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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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론적 근원: '아버지'는 우리의 존재론적 근원입니다. 하나님이 계셨기에 우리가 존재하며, 만물이 창조되었습니다. 고대 근동 사회에서 아버지의 직업이 곧 자녀의 가업이 되었듯이, 하나님은 우리를 존재케 하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시는 모델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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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와 롤 모델: '아버지'는 단순한 존재론적 근원을 넘어 우리와의 관계를 의미합니다. 자녀는 아버지를 닮아가고, 친밀한 관계 속에서 아버지의 성품, 지혜, 말투 등을 배우고 닮게 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아빠"라고 부르며 친밀한 관계를 맺고 그분을 닮아가는 존재라는 고백이 바로 이 "아버지"라는 단어에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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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하시는 하나님: '아버지'라는 호칭은 우리를 축복하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성경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모든 유업과 소유를 아낌없이 주듯이,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시고 축복하시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의 저주를 짊어지시고 우리를 회복시키셨습니다. 돌아온 탕자에게 모든 것을 베풀어 잔치를 열어주신 아버지처럼, 하나님은 우리에게 한없는 사랑으로 모든 것을 던져 축복하십니다. 

'하늘': 하나님의 초월성, 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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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초월성: "하늘에 계신"이라는 고백은 하나님이 인간과 다른 초월적인 분이심을 드러냅니다. 인간은 시간과 공간, 질병과 고난 등 한계에 갇혀 있지만, 하나님은 이 모든 한계를 뛰어넘으시는 분입니다. 인간의 지혜와 노력으로는 이룰 수 없는 궁극적인 기적, 즉 '영생'과 '구원'은 오직 초월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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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내재성: 동시에 하나님은 초월적인 분이시지만, 우리와 함께 하시는 내재적인 분이십니다. 삼위 하나님이신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계시며, 하나님은 모든 공간에 충만하게 계십니다. 하나님의 작정과 섭리는 완전하여 실수가 없으시며, 연약한 우리를 자녀 삼으시려는 그 뜻을 꺾지 않으시고 구원을 온전히 이루어 가십니다. 이 과정 속에서 우리와 동행하시며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자각하게 하십니다.

‘우리’ 아버지: 교회론적 신앙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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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에서 예수님은 "나의 아버지"가 아닌 "우리 아버지"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개인적인 신앙을 넘어 '우리'라는 공동체적 신앙이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주기도문에는 "우리에게", "우리의 죄를", "우리를 시험에" 등 '우리'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합니다. '우리'는 신자 개개인을 그리스도의 몸으로 연결시키는 언약적 공동체의 표현이며, 하나님은 나만의 하나님이 아닌 성도 모두의 하나님이십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100문이 가르치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합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의 기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는 고백은 우리가 누구와 관계 맺고 있는지를 분명히 드러냅니다. 우리가 믿고 신뢰하며 기도하는 대상은 초월적이고 전능하시며, 자비와 긍휼이 넘치고 사랑이 충만하시며,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 아버지이십니다. 이 아버지는 우리와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우리와 늘 함께 하시며 한없는 축복을 주시고 우리를 존재케 하신 근원이십니다. 하나님은 완전하시고 부족함이 없으시지만, 우리를 간절히 원하시고 우리의 "아빠", "아버지"라는 고백을 듣기 원하십니다. 주기도문의 시작은 바로 끊을 수 없는 아버지와 자녀 됨의 관계를 말하며, 하나님은 우리에게 "나는 너와 상관없는 존재가 아니며, 너의 근원이며 전부이고 너와 함께 하길 원하는 아빠"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하나님 없이는 참된 안식과 자유, 평안과 복을 누릴 수 없는 존재이므로, 매일 전능하시고 선하신 하나님 아버지를 부르며 그분만을 사랑하고 의지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단 한 순간도 떠난 적이 없으시고 우리 안에 살아 계시며, 우리는 그분의 자녀입니다. 이 고백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품 안에서 참된 평안과 기쁨을 누리며, 그 어떤 것도 하나님 아버지와의 관계를 끊을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