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소개
home

오늘을 사는 우리의 참된 양식

영상

성경 본문

마태복음 6:9-13
9.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10.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11.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12.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13.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설교 요약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깊은 불안과 공허함을 겪고 있습니다. 2024년 청년층의 삶에 대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많은 청년이 우울과 번아웃을 호소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있습니다. 이는 존 번연의 『천로역정』에 나오는 ‘허영의 시장’과 같은 세상의 물질주의와 소비주의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순례자들이 허영의 시장에서 온갖 유혹과 조롱을 받으면서도 영원한 천국을 향한 시선을 잃지 않았듯, 우리도 세상의 허망한 가치에 빠지지 않고 참된 양식을 찾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는 기도는 단순히 하루 끼니를 구하는 기도가 아닙니다. 이 기도는 풍요 속에서도 공허한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는 참된 양식을 구하는 중요한 고백입니다.
첫째, 이 기도는 탐욕의 시대에 필요한 '하나님만으로 충분한' 양식입니다. '일용할'이라는 단어는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것’ 또는 ‘다가오는 하루를 위한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구약 시대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에게 매일 내리셨던 만나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날에 필요한 만큼만 거두고 내일을 위해 쌓아두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우리가 내일의 불안을 해소하려는 과도한 욕심을 버리고 매일매일 하나님의 손길을 신뢰하며 살아야 함을 가르칩니다. 이 기도는 허영의 시장 속에서 "하나님만으로 충분합니다"라고 선포하는 믿음의 결단입니다.
둘째, 이 기도는 필요한 것을 구하는 동시에 영적 양식으로 나아가야 함을 알려줍니다. 어떤 이들은 육신의 필요를 구하는 기도를 수준 낮게 여기기도 하지만, 예수님은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사람들의 육체적 배고픔에 민감하게 반응하셨습니다. 예수님 시대의 1세기 팔레스타인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 작성된 17세기 영국은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야 했던 궁핍의 시대였습니다. 이처럼 절박한 시대에 '일용할 양식' 기도는 당장 먹고살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간절한 간구였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104문은 우리가 이생에 필요한 모든 좋은 것을 하나님의 은혜로 구하는 것이 합당한 기도임을 분명히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의 자세입니다. 세상의 떡은 영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는 말씀처럼, 우리는 육신의 필요를 구하되 궁극적으로 우리를 살리는 참된 생명이신 하나님의 말씀과 은혜를 더욱 간절히 구해야 합니다.
셋째, 이 기도는 이기적인 기도를 넘어선 '공동체적 책임'의 양식입니다. 주기도문은 “나에게”가 아닌 “우리에게”라는 복수형을 사용합니다. 이는 이 기도가 나 한 사람의 배고픔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과 교회의 지체들, 더 나아가 세상의 결핍과 고통 속에 있는 모든 이웃을 위한 기도임을 보여줍니다. 풍족함을 누리는 사람에게 이 기도는 이웃과 나누고 섬기라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가수 션 부부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매일 1만원씩 저축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것처럼, 이 기도는 실천적 사랑을 통해 교회 공동체를 회복하고 사회적 신뢰를 쌓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넷째, 이 기도의 궁극적인 의미는 육신의 양식을 넘어선 '영원한 생명'의 양식입니다. 예수님은 친히 "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하리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세상의 모든 떡이 우리의 육신을 살찌울지라도 영혼의 공허함을 채워주지는 못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갈망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 긍휼, 그리고 말씀입니다. 권정생 작가의 동화 『강아지똥』처럼, 자신을 희생하여 민들레를 꽃피운 강아지똥처럼,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거름이 되셨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은혜에 안주하는 '화석화된 믿음'이 아니라, 매일매일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을 먹고 마시는 '실시간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 실시간 믿음은 오늘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과 은혜로 살아가는 역동적인 삶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당신의 식탁에는 무엇이 놓여 있습니까? 세상의 떡과 허영의 양식은 우리를 영원히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우리는 오직 생명의 떡이신 예수 그리스도, 매일 우리에게 주시는 살아있는 말씀, 그리고 이웃과 함께 나누는 사랑의 양식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제 더 이상 세상의 허영과 탐욕에 끌려다니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아래서 겸손하게 오늘을 살아갑시다. 그 생생한 관계 속에서 우리의 불안이 평안으로, 공허함이 충만함으로 채워지는 축복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아멘.

소그룹 나눔 질문

주제: 『 오늘을 사는 우리의 참된 양식』 (마 6:9-13)

1. 말씀 나누기

내가 오늘을 살면서 가장 많이 의지하는 “양식”은 무엇입니까? (돈, 인정, 성공, 관계, 혹은 하나님?)
오늘날 우리는 '월용, 연용, 평생용'의 양식을 쌓아두고 싶은 어떤 욕심과 유혹에 사로잡혀 있나요?
나의 기도가 '세상의 떡'만을 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궁극적으로 '생명의 떡'이신 하나님의 은혜와 말씀을 갈망하는 기도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 주변의 가족, 친구, 또는 공동체의 필요를 위해 기도하고 구체적인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설교의 마지막 도전처럼, '과거의 은혜'에 안주하는 '화석화된 믿음'이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실시간 믿음'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시나요?

2. 기도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 저희가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는 주님의 기도를 함께 나누며 깊은 은혜를 경험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저희가 물질의 풍요 속에서도 여전히 불안과 공허함에 시달리며, 세상의 '허영의 시장'에서 헛된 양식을 구하며 헤맸던 연약함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을 통해 저희의 진정한 양식은 눈에 보이는 떡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은혜와 자비, 긍휼임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저희의 영혼이 주의 말씀으로 채워져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더 큰 기쁨과 평안을 누리게 하옵소서.
또한 이 기도가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기도가 아니라, '우리'를 위한 공동체적 기도임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한 주간의 삶 속에서 내일의 염려를 주님께 맡기고, 오직 오늘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과 은혜로 살아가는 저희 모두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모든 것을 허락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